[마켓인사이트]김호현 교직원공제회 CIO 인터뷰 전문

입력 2020-10-05 17:36  

≪이 기사는 09월29일(10: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EF 운용사 사이에서 교직원공제회는 무엇보다 '일이 되고, 말이 통하는 큰 손'으로 꼽힌다. 총 운용 자금만 33조원에 육박한 규모에서 오는 선입견과 달리, 기회가 포착되면 수천억원 규모 투자도 어느 민간 금융기관보다 발빠르게 집행한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M&A를 펴는 SK그룹과 손잡고 그간 유명무실했던 코파펀드 활성화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엔 기관투자가(LP)들로만 구성된 론 펀드 조성까지 주도해 인수금융 시장을 긴장하게 했다. "책임 소지를 일일이 따지느라 결재 서류만 쌓일 것"이란 대형 출자기관에 대한 편견을 깨온 기민한 행보를 보여왔다.

교직원공제회의 기금자산 운용을 총괄하는 김호현 CIO는 “앞으로도 M&A를 포함한 기업금융 부문과 주식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있다”라며 “기회가 왔을 때 기존 단기자금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 공채 3기로 1991년 입사한 김 이사는 금융투자부장, 기업금융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공제회 내에선 주식운용 1인자로 통한다. 다음은 일문 일답.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릴 정도로 국내 주식 시장이 활황인데,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코스피 지수가 한 때 2443 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최근엔 적정하게 조정받고 있는 것 같다. 올해 하단은 2200 수준으로 보고 있다. 2250정도 오면 어느 정도 단기간에 상승한 지수를 반납한 상황이라 투자에 크게 무리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부가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보다 개인들이 건전한 금융자산에 장기 투자하고 이를 통해 배당수익을 얻거나 투자차익(Capital-gain)을 누리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게 선진화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동학개미 운동에서 보이듯 주식시장 활성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연기금·공제회도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전적으로 같이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두개의 축이었다면 개인 투자자들도 한 축으로 부상했다. 건전한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기투자가들에 대한 세금혜택 등 정책적인 지원 등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교직원공제회 투자자산의 비중과 향후 배분 전략을 소개한다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약 33조의 투자자산을 보유 중이다. 자산별 비중은 주식이 약 5조5000억원(16.6%), 채권이 6조8000억원(20.8%), 대체투자가 18조2000억원(55.1%), 단기자금 2조4000억원(7.5%) 수준이다.

부동산이나 인프라는 지난해 이미 투자를 많이 집행했고, 하방 위험이 제한된 안정적 물건 위주로 투자했다. 실제로 M&A나 주식시장에서 기회(Upside)를 보고 있고 그쪽에 앞으로 자금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줄여왔지만 부임하고 나선 주식 비중을 조금씩 늘렸다. 부임 중 주식 비중을 현재 5조5000억원 수준에서 7조원 정도까진 늘리고 싶다.

대체 쪽에선 기업금융 특히 M&A와 관련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부실자산(디스트레스드)이나 특수 상황(스페셜 시츄에이션)에 처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은 빨리 회복 했는데 실물은 여전히 쉽지 않다. 한계기업의 M&A와 새로 헤게모니를 쥘 기업이 나올 수 있어서 대비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은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메자닌, 대출(Loan) 펀드 투자 등을 검토 중이다. 인프라는 선진국 중심의 민관 협력 사업(PPP),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쪽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의 투자 비중은 어떻게 두는가. 특히 해외 부문에서는 어떤 자산에 많이 투자하시는지?

국내 자산 47.3%, 해외 자산 45.3% 비중을 두고 있다. 해외투자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진국 중심의 민관협력 사업(PPP) 및 규제자산 등에 투자하려 한다. 비대면 산업 성장에 따른 디지털 분야, ESG 강화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우량 인프라 자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소개해 주신다면?

대부분 다른 기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비중이 높고 대체 투자가 적은 편인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대체 투자가 전체 투자의 55%로 높은 편이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전체 투자의 32% 수준으로 타 공제회가 20% 내외인 점에 비해 적극적으로 발굴해왔다.

공제회 특성상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조달금리(3.7%)가 정해져 있어서 다른 연금보다는 비교적 중위험-중수익 투자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모대출펀드(PDF) 등 일정정도 수익이 정해진 자산에 더해 메자닌, PPP 투자도 발굴해나가고 있다.

▲대체투자 비중(55.2%)이 다소 많다는 의견도 있는데, 적정 비중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주식·채권 위주의 전통적 운용 포트폴리오는 초과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 및 대체 투자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48.6% ~ 57.5% 수준으로 60% 이내에서 적정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 비중도 50 대 50 정도면 적정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체투자 중 부동산과 인프라의 적정 비중은 어느 정도여야 한다고 보시는지, 국내·해외 비중, 해외 PEF 및 PDF 투자 계획은 어떠하십니까.

부동산·인프라를 포함한 실물대체투자 비중은 국내자산 14~16%, 해외자산 23~25% 수준에서 적정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기업금융 부문은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자산 48%, 해외자산 52%로 운용한다. 해외기업금융 부문은 PEF와 PDF를 각 58%, 42%의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탑티어 PEF 운용사와 약정해 우수한 성과도 거두고, 원리금 회수 안정성이 큰 PDF에 투자하는 전략을 편다. PEF 투자 특성상 따라올 수밖에 없는 포트폴리오 J-curve 효과를 경감시키고, 정기적인 이자수익도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 PEF 등 위탁사 선정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운용사의 투자 철학이나 인력 현황, 펀드의 과거 성과 등 다방면의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운용사 실사에 한계가 있다보니 우수한 인력 및 트랙레코드를 보유해 장기간의 성과가 검증된 글로벌 우수 운용사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PEF와 VC 출자 규모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지난해 루키 VC에도 출자하는 등 VC 출자 규모를 늘리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런 기조는 유지하실 예정인지?

최근 VC 시장규모의 성장세를 반영해 올 하반기 최대 규모(총 1,500억원)로 VC 부문 신규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출자할 계획이다. 운용규모 및 업력에 따라 리그를 나누어 총 10개사 이내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신생운용사의 시장 진입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도 루키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기업 사업 재편에 따른 비주력 계열사 매각 건 투자 및 전략적 투자자와의 공동투자 등 PEF에서도 투자기회를 모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수천억원 규모 신규 PEF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페셜 시츄에이션(SS) 펀드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셨는데, 주로 어떤 영역에 투자하시려 하는지?

지난해 중 SS 전략에서 우수한 성과를 실현해온 5개 운용사의 펀드에 총 3530억원의 투자를 약정했다. 실제로 5개 펀드 중 작년 상반기 중에 약정된 3개 펀드는 60~80%의 집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미국대선 등에 의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강제 매도 현상으로 인한 시장 전위(Dislocation)이 발생해 가격 괴리가 발생한 자산 등에 투자하는 SS펀드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 국내 연기금 전반적으로, 그리고 개별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여러 가지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에서는 성장주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진다거나, 인프라·부동산 투자에서 하나의 물건에 쏠린다거나 하는 등입니다. 이런 현상이 문제라고 보시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소해 나가야 할까요.

주식시장에서 일부 성장주에 과도한 쏠림 현상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실적 및 펀더멘탈이 개선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프라·부동산 투자는 프로젝트·블라인드 펀드 외에도 공동투자 등 딜 소싱 채널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조정하고 있다. 프로젝트 건의 경우 하방 리스크가 제한된(Downside-Protection) 물건에 한해 선별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원금손실 리스크를 제한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트랙 레코드와 전략의 우수성이 검증된 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을 위탁하고 있다.

또 기존 운용사와 공동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은 공동투자 건을 선제적으로 집행해 쏠림 현상에 따른 리스크도 줄여가고 있다.

▲올 연말 및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의 급격한 하강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단기간 내 급격한 경기 하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요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금융완화 정책 등으로 완만한 속도의 경제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도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4.5%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도 5.0%를 전망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해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물론 성급한 재정 및 금융긴축이 진행될 경우 세계 경제의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기조는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고, 중앙정부의 적극적 거시정책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을 필두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늘고 있습니다. 교공은 앞으로 주주권을 어떻게 행사하실 계획인지요. 또 ESG 투자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나 향후 투자 가이드라인의 변경 가능성이 있는지요?

내부적으로 2017년 9월부터 자산운용정책서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근거 규정을 삽입하고, 의결권행사협의회를 신설하여 의결권 행사 시 주주가치 증대와 책임투자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경영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고 있다. 의결권 행사지침을 명확히 하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 등을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다.

ESG 관련해서는 신규 운용사 선정 등 투자 검토단계에서부터 ESG 요소를 평가요소로 반영하고 있으며, 위탁자산 운용으로 “사회책임투자 유형”을 신설하여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기업,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갖춘 기업 등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 필요시 투자 가이드라인을 변경을 통해 ESG 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교직원공제회 투자조직의 인적 구성은 어떠합니까. 앞으로 어떻게 인력을 뽑고, 커리어를 어떻게 관리해 나가도록 하실 계획이신지요.

투자조직은 대부분 내부 출신 인력으로 구성(내부 기금운용총괄이사 이하 77명, 외부 5명)되어 있다. 투자부서에 전입한 직원의 경우, 근무 1년 이내에 투자자산운용사 또는 금융투자분석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시장에서 우수한 능력을 갖춘 외부 투자전문인력(주식운용팀장 및 매니저, 해외기업금융팀장, 리서치 전문인력)을 영입하여 수익성 및 시장 분석을 제고하되, 내부 인력의 역량 극대화를 위해 주식운용 부문의 경우 사내공모제를 시행하여 내부 출신 주식매니저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인예탁급여 시장 진출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국내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 법인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와 보유기금의 낮은 수익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재정건전성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법인예탁급여의 출시는 학교법인의 재정건전성 강화를 통한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공제회 입장에서도 향후 교직원수 감소에 대비하여 신규 자금원 확보 및 자산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준호 / 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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